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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시] 네가 내게 쓰는 편지

2019-12-08

아, 혼자이기엔 너무 좋은 계절.

거리마다 물들어가는 나뭇잎들에, 그 사이로 비추는 햇빛에 아 따뜻해 아이 너무 예쁘다고 신나하는 나를 즐거워해줘.

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다 콩콩 뛰다 두발로 부비다 결국은 춤을 추는 날 바라보다 같이 해줘.

억새가 흔들리는 걸 언제까지고 바라보는 나를 안아줘.

불어오는 바람에 기분 좋아 가사를 다 틀려가며 노래를 흥얼거리는 내 손을 잡아줘.

점점 물들어가는 하늘을 넋놓고 바라보다 붉게 물들 때, 결국 해가 떨어져 푸르러졌을 때, 별이 떠오를 때, 달을 찾을 때마다 발걸음을 멈춰버리는 나와 발을 맞춰줘.

그냥, 내 옆에 있어줘, 네 곁을 내어줘, 내 모든걸 네게 줄게. 혼자이기엔 너무 좋은 계절. 혼자이고싶지 않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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